<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그릴 샌드위치, 달큼한 포항초+치즈· 유크림… 식감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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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곡동 ‘카페 시트롱’호텔망고빙수, 우유얼음 위 담뿍 올려진 망고· 리치겔 ‘원픽’잘 구워진 빵을 어떻게 먹느냐는 분명 개인적인 기호가 큰 영향을 끼칩니다. 폭신하게 구워진 식빵은 손으로 결마다 닭가슴살을 찢는 기분으로 속살을 음미하며 먹는 포근함이 있고 단단한 크러스트로 감싸인 촉촉한 사워 도(dough)는 그대로 먹는 것도 좋지만 버터의 힘을 빌리면 그 맛깔스러운 산미가 더욱 고급스러운 시너지를 얻게 됩니다. 최근 신곡을 발표한 방탄소년단(BTS)의 표현대로 ‘smooth like butter’, 버터처럼 부드럽게 감싸 쥐는 맛이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주기 때문이지요.약한 불로 잘 달궈진 무쇠 팬에 노란 버터 한 덩이를 크게 녹여 빵의 표면에 넉넉히 스며들도록 구워내는 그릴드 샌드위치는 집에서 해 먹기에 꽤 죄책감이 드는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간사한 입맛은 가끔 이 극단적인 미각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찾아가는 작은 카페가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카페 시트롱. 이미 프렌치토스트와 스콘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계절마다 특선 메뉴처럼 솜씨를 부려 선보이는 소중한 메뉴들이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유난히 비 소식이 많아서인지 새로 선보인 크림시금치그릴치즈샌드위치와 치킨차우더수프의 맛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분명 서양식 메뉴 형태를 띠지만 시금치는 해풍을 맞아 응축된 단맛을 품고 있는 포항초가 들어갑니다. 카페 시트롱의 특징 중 하나가 재료 선별에서 두드러진다는 점입니다. 손맛 좋은 큰언니가 마법처럼 재빨리 만들어 주는 그런 특식 메뉴를 접하는 기분으로 매번 찾게 되는 곳. 카페 시트롱의 김희경 대표가 바로 그 손맛 좋은 큰언니입니다. 오랜 외식업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그녀 특유의 단아한 감각을 입힌 메뉴들은 늘 찬사를 받습니다. 그래서인지 월요일마다 카페 영업을 쉬고 운영하는 클래스는 일찌감치 마감되기 일쑤죠.그렇게 잘 짜인 메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카페 시트롱에서 맛본 크림시금치그릴치즈샌드위치는 달큼한 맛의 포항초를 주인공으로 4종류의 치즈와 유크림으로 풍미를 극대화했습니다. 시큼하지만 고소하고 촉촉한 사워 도에 속 재료를 채워 겉면을 버터에 아주 크리스피하게 구워내 식감을 단계화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게 이 뜨끈한 그릴샌드위치와 호텔망고빙수를 같이 주문하는 손님이 꽤 많다는 것입니다. 제대로 온도의 갭을 즐기는 재미도 있지만 이곳 빙수가 또 무척 알차고 맛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쑨 팥을 베이스로 만드는 국산 팥빙수와 콩가루 빙수도 좋지만 저의 ‘원픽’은 호텔망고빙수입니다. 담뿍 올려진 망고와 리치겔이 톡톡 터지며 우유 얼음의 부드러움이 감싸 안는 이 완벽한 맛은 놓쳐서는 안 되는 맛입니다. 크림시금치그릴치즈샌드위치에는 콜슬로(양배추샐러드)가 사이드로 나오는데 미리 하나 더 추가해서 드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김혜준푸드 콘텐츠 디렉터[ 문화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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